카본스틸 팬, 제대로 관리하고 있나요?
카본스틸 팬은 고온 조리에 강하고, 길들일수록 논스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팬입니다. 무쇠팬보다 가볍고 빠른 반응을 보여 셰프들이 즐겨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팬은 처음 사용할 때부터 관리가 필요합니다. 시즈닝 없이 쓰면 쉽게 녹슬고, 음식이 자주 들러붙습니다. 올바른 사용법과 보관 습관이 없다면,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카본스틸 팬은 왜 시즈닝이 필요할까?
카본스틸은 철에 소량의 탄소를 더한 금속입니다. 덕분에 열전도율이 높고 빠른 반응성을 가집니다. 팬이 빠르게 가열되고, 온도 조절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표면에는 보호막이 없습니다. 아무런 코팅도 없는 철 재질이기 때문에, 공기나 수분에 닿으면 곧장 산화가 시작됩니다. 즉, 시즈닝으로 오일막을 형성해 표면을 보호해줘야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팬입니다.
첫 사용 전 반드시 시즈닝하세요
새로운 카본스틸 팬을 구입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조사에서 발라놓은 방청 왁스 제거입니다.
- 중성세제를 이용해 전체 표면을 꼼꼼히 닦아줍니다.
- 깨끗이 헹군 뒤 완전히 건조시킵니다.
- 중불에서 팬을 예열한 후, 키친타월로 기름을 얇게 바릅니다.
- 연기가 날 때까지 한 겹씩 굽듯이 태워내며 이 과정을 2~3회 반복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팬 표면은 점점 짙은 갈색 또는 흑색을 띠게 되며, 기본적인 보호막이 형성된 상태가 됩니다.
카본스틸 팬 시즈닝,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즈닝을 시작할 때는 팬을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미지근하게 데운 팬에 식용유를 소량 떨어뜨리고, 키친타월을 이용해 표면 전체에 가볍게 문질러 바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기름을 많이 바르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기름이 남아 있으면 시즈닝 후에도 끈적임이나 얼룩이 생기기 쉽습니다. 기름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최대한 얇게 닦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어떤 오일이 시즈닝에 적합할까요?
시즈닝에 적합한 오일은 열을 받아 쉽게 탄화되며, 얇은 보호막을 형성할 수 있는 종류가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오일이 추천됩니다.
- 아마씨유 (Flaxseed Oil)
- 포도씨유 (Grapeseed Oil)
- 카놀라유 (Canola Oil)
- 해바라기유 (Sunflower Oil)
이와 반대로 올리브오일, 버터, 참기름은 연기점이 낮고 산패가 빠르기 때문에 시즈닝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향이 남을 수 있어 팬 관리에 방해가 됩니다.
열 처리 방식, 가스레인지 vs 오븐
오일을 고르게 바른 다음에는 열을 이용해 표면에 보호막을 굳히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사용 가능한 열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① 가스레인지 시즈닝
팬을 약불에서 천천히 달구면서 연기가 날 때까지 가열합니다. 한 면씩 돌려가며 열을 고르게 주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② 오븐 시즈닝
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원한다면 오븐 사용을 추천합니다.
- 오븐을 230~250℃로 미리 예열합니다.
- 팬을 거꾸로 뒤집은 상태로 오븐에 넣습니다.
- 약 1시간 동안 가열한 후 자연스럽게 식힙니다.
- 원한다면 이 과정을 2~3회 반복할 수 있습니다.
오븐 사용 시 팬을 거꾸로 넣는 이유는 바닥에 떨어진 기름이 팬 안쪽에 고이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잘된 시즈닝의 결과는?
시즈닝이 잘 되면 팬의 표면은 균일한 흑갈색 또는 짙은 회색으로 바뀌고, 손으로 만졌을 때 끈적임 없이 매끄러운 느낌이 납니다.
이 보호막은 조리 시 들러붙음을 줄여줄 뿐 아니라, 공기와 수분의 접촉을 차단해 녹을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시즈닝은 한 번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사용하면서 누적되는 과정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하셔야 합니다.
조리 전 습관이 논스틱을 만듭니다
카본스틸 팬은 사용하면서 점점 더 길들여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조리할 때는 팬을 먼저 예열하고, 오일을 두른 뒤 재료를 넣는 순서를 지켜야 들러붙음이 줄어듭니다.
특히 계란이나 팬프라잉 요리는 예열이 부족하면 팬에 달라붙기 쉽습니다. 조리 중에는 금속 주걱이나 나무 도구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스크래치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도구의 자유도도 높은 팬입니다.
조리 후 세척과 보관 요령
조리 후 팬이 따뜻할 때, 미온수를 부어 키친타월이나 부드러운 수세미로 표면을 닦아줍니다. 세제를 사용해도 되지만 강한 알칼리성 세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척이 끝난 팬은 반드시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 후 약한 불로 한 번 더 말리고, 표면에 기름을 얇게 펴 바른 상태로 보관합니다.
팬을 젖은 채로 두거나, 물에 담가두는 습관은 곧장 녹을 유발합니다. 또한 식기세척기 사용은 절대 금지입니다.
보관은 공기 순환이 핵심입니다
팬을 장기간 보관할 경우, 팬 사이에 키친타월이나 종이 한 장을 끼워 팬끼리 마찰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팬이 겹쳐질 때 생기는 미세한 긁힘은 시즈닝된 보호막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뚜껑이 있다면 살짝 열어둔 상태로 보관하면 좋습니다. 기름 냄새가 내부에 고이지 않도록 하고, 자연 통풍이 되게끔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카본스틸 팬, 평생 함께할 도구입니다
카본스틸 팬은 적절한 관리만 유지하면 수년, 수십 년도 사용할 수 있는 팬입니다. 다만, 시즈닝이 부족하거나 습기 관리를 소홀히 하면 빠르게 녹이 슬 수 있습니다.
기름칠, 예열, 세척, 보관. 이 네 가지 습관만 잘 지키면, 카본스틸 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은 성능과 안정된 논스틱 특성을 갖추게 됩니다.
요리를 자주 하거나 팬 하나로 다양한 요리를 시도하고 싶다면, 카본스틸 팬은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