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주방도구는 어떻게 오래 쓸 수 있을까?
나무로 된 도마, 주걱, 스푼, 칼 손잡이는 조리 중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팬이나 그릇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도 손에 착 감기는 사용감은 이 재질만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아름답고 기능적인 만큼, 조금 더 섬세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특히 위생적으로 오래 사용하려면 ‘습기’와 ‘건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물에 오래 담그면 안 되는 이유
나무 조리도구를 세척할 때 가장 피해야 할 습관은 싱크대 물속에 담가두는 일입니다. 물을 머금은 상태로 방치되면 표면이 들뜨거나 내부까지 수분이 침투해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나무손잡이 칼의 경우, 손잡이 내부에 물이 스며들면 접착제가 약해지거나, 금속과 나무 사이에 벌어짐이 발생합니다. 이는 위생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과 식기세척기의 사용 금지
식기세척기나 끓는 물은 나무 표면을 빠르게 건조시키지만, 동시에 안쪽까지 균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정 나사나 본딩 처리된 칼 손잡이는 특히 더 취약합니다.
올바른 세척 방법은 미온수에 중성세제를 사용해 가볍게 닦은 후,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고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입니다.
건조는 수직, 보관은 통풍
나무도구의 가장 흔한 오염 원인은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의 보관’입니다. 물기 있는 채로 눕혀두면 곰팡이나 냄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식은 도구를 수직으로 세워 통풍이 잘되는 곳에 자연 건조하는 것입니다. 햇볕에 직접 말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속 건조는 나무 결이 터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칼 블럭 사용 시 주의할 점
나무 재질의 칼블럭은 내부를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균이 자라기 쉽습니다. 특히 젖은 상태로 칼을 꽂는 것은 위생상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다면 충분히 말린 후 보관하고, 주기적으로 칼 블럭 안쪽도 자외선 살균기 등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하나둘씩 시중에 보이는 자석 칼블럭 처럼 오픈형 거치대를 쓰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 나무 자석 칼블럭과 나무 손잡이 칼 |
오일링으로 나무를 살리기
시간이 지나면 나무는 자연스럽게 건조해지고 표면이 거칠어집니다. 이 상태로 오래 두면 오염물 흡수가 쉬워집니다.
미네랄 오일, 호두 오일, 아마씨 오일 등 식용 가능한 천연 오일을 얇게 발라 흡수시키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유는 산패가 빨라 냄새가 배기 쉬워 추천되지 않습니다.
오일링은 12시간 이상 흡수시키고, 마른 천으로 닦아내 마무리합니다. 손잡이 칼에 사용할 경우, 칼날과 이음 부위에는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오일링 작업전 나무 손잡이 |
| 오일링 작업한 나무 손잡이 |
비왁스는 방어막 역할
비왁스는 주로 ‘우드버터’ 형태로 사용되며, 1~2달 간격으로 얇게 바르는 것만으로 충분한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도포 후 하룻밤 이상 둔 뒤, 천으로 문질러 남은 왁스를 제거하면 표면이 매끄럽게 마감됩니다.
사용 시에는 반드시 식용 등급 제품을 선택하고, 가구용 왁스처럼 향료나 실리콘이 들어간 제품은 피해야 합니다.
왁스를 바르는 모습을 찍어봤습니다.
오일만, 왁스만 사용해도 될까?
오일링만으로도 나무의 보습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지만, 외부 자극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왁스만 사용할 경우, 겉은 보호되지만 내부는 마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일링 후 왁스를 덧바르는 방식입니다. 도마, 주걱, 칼 손잡이 모두에 적용 가능합니다.
오래 사용하지 않아 건조해진 나무 제품은 특히 조심해주세요.
우리 주방에는 여러가지 기름기와 물기, 그리고 갖은 색이 들어간 국물 등등이 존재하죠.
더욱이 요리를 할 때는 손에 땀, 기름 등등이 많이 묻습니다.
오랜동안 오일링 관리를 하지 않고, 건조된 나무는 흡수력이 좋습니다.
이제 새로 막 구입한 나무 제품들도 코팅이 된 제품이 아니라면 건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새로 포장을 막 뜯자마자 요리하던 손으로 나무 손잡이를 만지면
아래 사진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기름 땀이 묻은 손으로 잡은 나무 손잡이 |
특히 새로 구입한 나무 주방 제품은 오일링을 먼저 하시고 사용하세요.
오염되면 슬퍼집니다.
착색과 냄새는 어떻게 제거할까?
김치, 마늘, 카레 등 향이 강한 재료는 나무 표면에 착색과 냄새를 남기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굵은 소금이나 베이킹소다, 레몬즙을 함께 이용해 문지른 뒤 물로 헹구고 건조하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표백제나 화학 세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나무의 결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요약: 나무도구는 관리가 핵심입니다
나무 도구는 예민합니다. 하지만 잘 관리하면 수년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세척 후 바로 건조
- 오일링은 최소 한 달 1회
- 왁스는 선택적으로 보호막 생성
- 냄새 제거는 천연 소재로
일상 속 소소한 관리만으로도 도구는 더 오래, 더 예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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